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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비밀:연재2회> 은행 PB들과 경쟁하라

형수오빠 2009. 2. 2. 18:18

 

은행 PB들과 경쟁하라

 

김형수 / 법인전문자산관리사

 

 

억대 연봉을 받는 FC가 되려면 우선 자신의 경쟁상대가 누구이며, 무엇을 두고 경쟁할 것이며, 자산관리사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어떤 소양을 겸비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FC들이 자신의 경쟁자로 꼽는 상대는 팀 동료, 선배후배이다. 하지만 보다 넓은 시야를 갖는 사람이라면 한낱 팀 동료와 선후배를 경쟁상대로 삼고 '자기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관점이 얼마나 근시안적인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자기 반에서 1등을 해야 전교에서 수석도 목표를 삼을 수 있고 지역 및 전국적인 수석의 자리도 탐낼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 공부 역시 그런 계단식과정을 통해 향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동시대의 관련 종사자들 모두를 경쟁자로 삼는 게 바른 관점이다. 즉 금융분야의 특히 자산관리사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컨설턴트들을 경쟁자로 삼되, 자신이 만나고 관리해야 하는 고객층을 중심으로 한 동시대의 경쟁자들과 자산관리분야에서 경쟁하는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FC들의 주된 경쟁상대가 될 자산관리사들은 은행의 PB이다. 이는 공히 자산관리의 영역에서 관리하는 고객층 및 관리방식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및 상속증여설계 등 다루고 있는 업무의 분야가 같기 때문이다. 아울러 FC들이 관리하고 있는 VIP고객의 99%는 은행 PB들의 고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인 VIP고객들이 양다리를 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그 동안 자산관리분야에서 FC와 PB가 추구해 온 컨설팅의 방식과 대응이 달랐기 때문이다. 은행이 추구하는 자산관리전략의 특성 상, PB들은 유동성현금자원확보를  MMF, MMDA 등에 치중하고, 3년 이하 중단기 투자수익은 Fund와 주가연계상품 등으로 권장하며, 장기투자수익의 관점에서는 장기채권이나 VA 또는 VUL로 나누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포트폴리오의 구축에 있어 은행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서비스상의 잇권(?)을 제외하면, 거의 90%가 PB가 속한 은행에서 '판매(또는 위탁판매)'하는 금융상품이란 것이다. 은행이 특정금전신탁과 같은 랩어카운트의 발을 내딛게 된 배경도, 이처럼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종합선물세트판매처로 자신의 역할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주먹구구식의 컨설팅이 적지 않았고 지금도 최근의 펀드사태에서 보여지듯이 은행의 자산관리컨설팅의 수준은 금융상품판매소 역할을 크게 뛰어 넘지 못하는 듯 보인다. 물론 몇몇 은행의 지점을 중심으로 부동산, 세무, 법률, 은퇴, 상속증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PB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이는 보다 장려될 은행의 전문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PB들과 함께 FC들이 경쟁해 오지 못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먼저

 

1. FC가 스스로 자산관리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부재한 점

2. 자산관리컨설팅의 기본능력 및 고도의 전략시행능력의 저하

3. 한국 금융시장이 갖는 법률적 및 자본적 환경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자산관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 자산관리사는 단순히 금융상품을 상담해 주고 판매하는 직업은 아니다. 은행의 창구 직원들처럼 찾아 오는 고객에게 좋은 펀드를 추천해 주는 건 자산관리사가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원'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자산관리사로서 직업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를 '판매원'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판매원의 수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산관리사들은 흔히 은행 및 증권사의 금융상품창구 담당자들이나 대출계 영업직원 및 보험모집설계사이다. '판매원'이란 오로지 상품의 판매를 통해 그에 상응하는 커미션이나 수당을 받는 직업을 말하지, 자산관리사와는 다르다. 결국 금융상품을 판매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설명, 판매행위는 증권사 보험사 은행을 포함하여 모두 '판매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 자산관리사란 무엇인가? 그 직업에 대한 정확한 인식(Ship)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말해 '영혼을 지키는 그림자'이다.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데 있어 그림자와 같은 존재란 것이다. 그림자는 무엇인가? 이는 존재의 '존재'이며, '반영'이자, 존재가 실존해 있다는 증거이다. 고객의 자산이 실존해 있다는 '증거'이자 고객의 자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그림자가 곧 자산관리사이다. 판매원은 금융상품을 판매한 후, 곧바로 그 상품의 관리 및 자기자산의 증가는 고스란히 고객의 몫이 된다. 결국 수익이 나든, 엄청난 손해를 보든 고객의 책임에 맡겨두고 만다. 하지만 자산관리사는 반드시 수익을 내기 위해 자신의 영혼조차 파는 자세가 되어 있는 존재이다. 현행 법상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 금융상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한 자산관리사가 그 상품의 손해분에 대하여 책임을 질 의무는 없다. 그러나 판매원과는 달리 자산관리사는 수익을 전제로 관리하고 제 영혼처럼 지켜주는 존재이며, 그 안에서 고객을 위해 그림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철학이 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산관리사는 그저 금융상품만을 판매하는 직업이 아니다. 결국 판매원의 인식을 갖고 있는 자산관리사들의 의식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본격적인 자기변화의 노력에 의해 시작되는데, 그것이 바로 자산관리사로서의 기본소양과 컨설팅 전략 구사력이라 할 수 있다. 

 

자산관리컨설팅의 기본능력은 우선 고객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파악에서 시작된다. 고객의 자산에 대한 객관적 파악뿐만 아니라 나이, 사회적 지위, 가족관계, 인간관계, 성향과 개성 및 인생관 등 전반적인 파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고객의 자산의 많고 적음만을 고집하는 뚜쟁이 자산관리사와는 다른 원칙이다. 한 때 은행의 PB센터에서는 고객의 예금자산을 기준으로 일정액 이상의 예치고객을 VIP로 간주하여 '자산관리서비스'를 실시했다. 이런 식의 마인드는 판매원방식과 다르지 않으며, 고객을 상대로 진정한 자산관리서비스를 한다고 볼 수 없다. 다시 거듭하건데, 고객의 자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모든 고객에게 자산관리서비스를 해 줄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자산관리사로 성공할 수 있다.

 

두번 째로 고객의 현재 상황과 단기미래, 중기미래, 장기미래에 대한 명확한 라이프플래닝 곡선을 도출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이는 20대와 30대 식의 세대별 구분에 따른 시간별 투자전략수립만이어서는 안된다. 20대라도 대학생인 23세와 이제 갓 군에서 제대한 대학생 25세의 자산관리플랜은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시기별 플랜 + 목적별 플랜의 종합적 전략이 중요하다.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직장인에게 내집마련은 일반적인 목적이며, 그 목적을 자산관리플랜에서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아버지가 이미 20세에 아파트를 한 채 증여해 주어 집을 소유하고 있는 25세의 남자 대학생에게는 무조건 청약저축을 가입시키는 것보다는 증여당시 적법한 금액의 증여세를 납부했는지를 먼저 확인하여, 납부하지 않았다면 조기 납부 플랜을 준비해 주는 식이 되어야 한다. 이제 곧 60세 환갑이 되시는 고객이 찾아와 증여플랜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되었을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고객의 자산이 20억에서 30억대라면, 남은 여생(물론 당장 시작해야 한다)동안, 고객 개인의 자산이 10억 미만이 되도록 사전증여플랜을 집중적으로 준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왜냐면, 20~30억 자산의 경우 10억 미만으로 내리면 상속세 면세점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예로 50억대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60세 고객이라면 그 재산을 가능하면 30억대 이하로 맞춰지도록 사전증여플랜을 실시해 주어야 한다. 왜냐면, 50억대의 세금도도 15~20억 정도 부과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30억 이상 자산가의 사망시 관할세무서가 아닌 지방국세청조사 대상이 됨은 물론, 자녀 등 가족관계인 모두를 대상으로 '금융재산일괄조회'가 들어가서 보다 심각한 조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의 현재 상황에서의 자산관리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시기별로 그에 대한 플랜을 제시하여 주는 것은 자산관리사의 기본소양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은행의 PB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경쟁은 잇권이 개입되서는 안된다. 동일한 고객을 두고 서로 다른 자산관리사가 사로 다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 고객을 위한 포토폴리오뿐만 아니라 관리능력은 영원히 그림자를 팔아먹지 않는 노력만 있으면 가능하다.  

 

억대연봉의 비밀은 자산관리사로서 바른 인식을 갖는 데서 시작한다. 그 자산관리사는 금융상품판매원이 아니다. 이는 명확한 컨설팅의 업무를 주로 하는 '영혼을 지키는 그림자' 즉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그림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 컨설팅의 핵심에는 고객에게 필요한 자산관리의 목적과 고객에게 남은 시간의 라이프플랜이다. 그 위에 고객의 숨결에도 꼭 맞는 포트폴리오를 채워주어라. 자신의 잇권을 먼저 채우지 말고, 객관적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가 채워라! 

 

그래야만이, 진정한 억대연봉 FC로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FC가 은행 PB들과 경쟁해 오지 못했던 이유 중 법률적 및 자본적 환경에 대해 한 마디 해야겠다. 현행 법상 자산관리사의 일사전속주의로 인해 국제, 국내 자격증을 갖고 있는 자격인증자라 하여도 변호세와 회계사들처럼 독립사업체로서 개업을 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금융사회에서는 독립적인 자산관리사의 활동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한국 역시 머지 않은 미래에 그런 환경이 될 것이다. 그 때를 준비하라! 자본시장통합법은 그 시작을 알리는 법이다. 조만간 5년 안에 그리고 10년 안에 무수히 많이 쏟아져 나올 '은퇴자'군들을 생각해 보라. 70년대 산업의 주역이었던 수많은 기업인들의 가업승계와 상속증여플랜으로 이어질 자산관리대상 고객들의 폭발적인 예상수요를 생각해 보라.

 

억대 연봉 FC는 이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가시밭길을 인내하며 걸어가는 금융시장의 예수이다.

 

모든 FC들께 경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