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 4.
<송인서적> 4.
송인서적은 돈을 벌어 주로 어디에 투자를 했을까? 궁금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기업이 부도를 냈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과 그 목적은 원인규명 통한 진실알기, 그리고 기업경영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송인서적의 2013년도 말 재무제표의 '자산계정'을 보면, 투자자산으로 [장기투자증권]이란 계정이 발견됩니다. 이 계정은 한 마디로 기업이 연말 결산 시점(12월 31일)을 기준으로, '매도가 가능한 증권'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가를 보여줍니다. 매도가능증권이란 한 마디로 '비상장 주식 등'을 말하겠지요.
송인서적은 돈을 벌어 그 이익잉여금으로 '주식 등에 투자'를 했던 것 같습니다. 2013년 말 자산계정, 장기투자증권 계상액은 21억원! 돈을 벌어 물류창고를 설립한 것도 아니고, 건물을 지은 것도 아니고, 임야든 뭐든 땅을 매입하는 데 투자한 것도 아닌, 증권투자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2014년 결산 때도 21억이던 것이 2015년 말 결산기의 재무제표에는 12억으로 줄게 됩니다. 9억을 처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투자를 하다가 9억을 처분했으면, 당연히 처분의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런데, 현금계정에는 9억이 약4억만 꽂쳐들어옵니다. 그럼 나머진 어디로 갔을까요?
더욱 안타까운 건, 2015년도 송인서적은 매도가능증권 손실분으로 2억5천 정도를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 버립니다. 물론 정확한 숫자는 틀릴 수도 있습니다만, 기업이 증권투자를 해서 2억5천을 날렸고, 그 손실분을 당해년도 말 결산 때, 손실로 처리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네요.
이 현상을 통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2015년도에 송인서적은 급히 현금이 필요했다는 점입니다. 현금이 필요해 증권을 매도하게 되었고, 당시 저평가된 시점에 매도하여 손실을 보았으며, 나머지 금액으로 뭔가 틀어 막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일 것입니다. 무리한 상상으로 이 손실이 어떤 원인이 될 거란 판단은 금합니다.
적어도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기업의 이익을 창출할 유형자산에 투자하기보다 '매도가능증권'에 투자한 선택은, 좋게 말하면, 유통업체의 특성상 경영진의 몫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이점입니다. 도서유통의 메카로 발돋움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들은 거의 배제된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점이겠지요. 물론 송인서적도 투자성과를 통해 토지도 매입하고 물류도 증축하고 하여, 영속기업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희망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